2024. 5. 9. 09:20ㆍ잡다한 글
사람은 외롭다.
같이 있어도 외롭기도 하며 혼자 있을때도 외롭다.
이러한 외로움은 단순한 관계가 해결 해주지 않는다.
동감하는 관계야 말로 내 마음 속 자아의 핵을 건드려 마음을 느슨하게 늘어뜨리게 만들어준다. 그러면 잠시 그 관계에 내 마음을 기댈 수 있게 되고 어느 순간 외로움 따위 사라져 있다.
하지만 연인이 아닌 이상 현대 사회에서 서로 이러한 상호작용을 빈번하게 하는 일은 아무래도 어렵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이 있듯이 너무 가까이서만 보게 되면 또 그 나름의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거리를 유지하게 되고 어느덧 동감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거리를 벗어나게 된다.
그럼 진짜 외로움을 벗어나게 해주는 동감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야 다음 논의를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 마음 속 깊이 닿아있는 주제에 대해 같은 감정으로 같이 공감하며 소통할때 그것이 나는 동감이라고 생각한다. 신경과학적으로는 (가설이지만) self에 닿은 autobiographical self에서 LTP가 일어나 self에 더 많은 excitatory 입력이 꽂히는 것이 동감이라고 생각한다.
위 내용에 기반했을때, 또 경험에 기반했을때 가장 좋은 동감 방법 중 하나는 “공통으로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서로의 자아에 들어있는 것에 대해 공감하며 이야기를 털어놓는 경험은 동감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 좋아하는 노래나 옷, 게임, 학문, 일에 대해 이야기 할때 동감해본 경험이 다들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일은 그리 쉽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물론 동아리에 가는 방법으로 어느정도 해소가 가능하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나는 침착맨을 되게 좋아한다. 또 침착맨의 이야기를 듣고 핵심을 파악해서 듣는사람에게 적절한 예시를 이용해 쉽게 설명해주는 능력을 동경한다. 그래서 나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침착맨이 듣고 서로 동감할 수 있게 이야기를 전해주고 동감하면 둘을 서로 대화할 수 있는 대화의 장으로 꺼내주는 방법을 취하면 더 많은 사람들과 더 깊게 동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고등학교때 생각으로 이때는 GPT4가 없어 불가능으로만 생각되었지만 이제는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위 방법의 경우에는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는” 경험이 있어야 한다. 물론 챗봇 등을 통해 이 경험을 쉽게 풀어내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약간 뭐랄까 표현하는 주제가 광범위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두번째로 생각한 것은 “좋아하는 것을 털어놓자”는 것이다. 좋아하는 음악이나 음식이나 예술작품이나 취미 등을 자신의 아카이브에 적어두게 만든다. 그리고 친구와 서로 공통으로 좋아할 것이 생기면 그것만 피드에 띄워주는 거다. 그러면 “야 너도 이거 좋아했어?”가 되면서 새로운 동감의 장이 열릴 것으로 생각된다. 다소 추상적으로 이야기 한 감이 있어서 구체적인 예시로 다시 설명해보겠다.
내가 어떤 음악을 듣고 너무 감명 깊어서 내 “가장 좋아하는 것”에 아카이브를 했다. 그랬더니 내 친한 친구 중 그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다고 알려주는 것이다. 친한 친구에게 너도 이거 좋아하냐고 진짜 좋다고 메시지가 온다. 그리고 그 이야기에 대해 한참 하면서 공감하고 이 노래 관련해서 다음에 또 이야기 하기로 하는 그런 느낌이다. 이렇게만 이야기하면 기존 인스타그램과 같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공감할만한 사람에게만 서로의 정보를 보여준다면" 그리고 "동감하는 문화를 담은 SNS로 브랜딩을 하고" 이러한 방법으로 "좀 더 깊은 취향을 쉽게 공유할 수 있게 해준다면" 기존 SNS보다 훨씬 크고 깊은 동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위 방식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다만, 이런 생각들을 적어 놓으면 나중에 동감하고 화합하고 이어지는 세계로 가는 길에 보탬이 되리라 믿어 적어둔다.
세상을 진짜로 좋게 만드는 서비스가 있고 세상이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알고보니 세상을 악화시키는 서비스가 있다. 우리는 진짜 세상을 좋아지게 하는 것을 꿈꾼다. 동감으로 이어지는 세계는 분명 세상을 좋게 만드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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